무섭게 큰 AI 펀드매니저…코스피 상승률 훌쩍 넘었다

입력 2024-03-12 18:24   수정 2024-03-20 16:27

막강한 학습 능력으로 주식 운용 노하우를 섭렵한 인공지능(AI) 펀드매니저들이 시장 평균을 크게 뛰어넘는 성적표를 내놓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 기세가 무섭다. 단기 투자에서는 아직 눈에 띄지 않지만 장기 투자에선 웬만한 펀드매니저의 성과를 웃돈다.

국내에선 대형 운용사들이 하나둘씩 관련 투자 상품을 내놓는 추세다. 해외에서 관련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는 데다 하반기에는 국내에서도 개인형퇴직연금(IRP)을 AI 펀드매니저에 일임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운용 규모가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시간 지날수록 강해진다
12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AI를 활용해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로보어드바이저(RA) 알고리즘의 최근 5년 평균 수익률은 코스피지수 상승 폭을 30% 이상 앞질렀다. 처음 1, 2년의 수익률만 따졌을 때는 코스피지수와 유의미한 차이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2019년 말 기준 이들 RA 알고리즘 23개의 평균 수익률은 8.05%였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2.79%)을 5.26%포인트 웃도는 정도였다. 이듬해에는 오히려 코스피지수 상승률에 뒤처졌다. 그러나 2021년 말 RA 알고리즘이 다시 역전해 코스피지수를 14.50%포인트 차이로 따돌렸고 이 격차는 2022년 말 30.16%포인트, 2023년 말 31.49%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올 들어서는 RA 알고리즘이 이날 현재 34.58%포인트가량 앞서 나가고 있다.

RA 알고리즘의 상품화가 가능해지려면 코스콤의 안정성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이들 23개 RA 알고리즘은 이 심사를 통과한 ‘국내 자산형 겸 적극 투자형’ 72개 중 운용 기간이 5년을 넘은 것이다. 이 중 일부는 상품화가 돼 실제 투자 현장에서 운용 중이다.
급락에도 ‘멘붕’하지 않는다
업계 관계자들은 “RA 알고리즘의 수익률이 점점 큰 폭으로 시장 평균을 앞서는 건 AI 성능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상근 콴텍 대표는 “실적, 주가, 수급 등 시장에 쏟아져 나오는 거의 모든 데이터를 AI가 흡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진 핀릿 대표는 “AI가 전통 자산 배분 이론을 바탕으로 거시경제 지표, 종목 기초체력(펀더멘털) 지표, 수급 주가 흐름 등 기술적 지표를 매일 학습해 최적화된 투자 판단을 내린다”고 했다.

투자 판단을 내릴 때 사람은 사실상 감에 의존하고, 급변하는 상황에선 판단력이 흐려지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RA 알고리즘은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멘붕(멘털 붕괴·정신적 혼란)에 빠지지 않는다.
단기 변동성엔 취약
다만 RA 알고리즘은 단기 변동성에 취약하다는 지적도 있다. 국내 주식시장이 테마나 단기 수급에 따라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는 점은 RA 알고리즘에 불리한 대목이다. 한 운용사 대표는 “그동안 국내 증시의 특성 때문에 RA 알고리즘이 해외에 비해 빨리 정착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AI 성능이 빠르게 개선된 데다 그동안 국내 증시의 특성을 상당한 수준으로 학습한 만큼 국내에서 관련 RA 알고리즘을 활용한 상품의 저변이 빠르게 확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로보어드바이저(RA)

로봇(robot)과 투자전문가(advisor)의 합성어. 사람의 감독, 간섭없이 자동화된 알고리즘에 기반해 투자 판단을 내리고 집행한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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